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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Tech,Sci

인공지능 후발주자 유럽 [2/2] ASML과 미스트랄 AI와의 동맹

by pragma 2026. 5. 30.

I. 정책이 낙점한 미스트랄 AI


앞서 파트 1에서 살펴본 정책적 틀 안에서, 미스트랄 AI(Mistral AI SAS)는 유럽의 '소버린 AI' 야망을 이끌어갈 국가대표 기업(designated AI champion)으로 꼽힌다.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이 역내 독자적인 AI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회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ASML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보고서(Form 20-F) 공시를 보면, 이 회사의 법적 형태는 프랑스 상법상 간이주식회사(société par actions simplifiée, SAS)로 등재되어 있다.[1] 간이주식회사란, 일반 주식회사와 달리 이사회 구성이 의무가 아니며 단 한 명의 대표만으로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 회사의 운영 방식이나 의사결정 구조 등을 비교적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구조다.

창업자인 아르튀르 멘슈(Arthur Mensch)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기욤 랑플르(Guillaume Lample), 티모테 라크루아(Timothée Lacroix) 등 3인은 지난 2023년 10월 학술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된 미스트랄 AI의 첫 기초 연구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핵심 인물들이다.[2]

 
ASML과의 파트너십 보도자료에 투영된 미스트랄 AI의 시장 포지셔닝 전략은 철저히 계산된 결과다. 이들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독립 기업으로서 기술의 탈중앙화와 투명성을 옹호한다”고 강조했다.[3] 여기서 ‘독립(independent)’이라는 표현은 상당한 정치적 고지(高地)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유럽 각국 정부가 미국의 디지털 인프라 독점에 대한 우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시점에서, 미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들에 종속되지 않은 채 '오픈 웨이트(open-weight)' 모델을 제공하는 프랑스 AI 기업의 등장은 그 자체로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오픈 웨이트 모델은 인공지능의 뼈대인 매개변수(파라미터)를 외부공개하므로, 특정 공급업체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에 예속되지 않고 어떤 조직이든 자체 하드웨어 자원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키텍처가 곧바로 진정한 디지털 소버린(기술 주권)의 확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출처로 활용한 공식 문서들이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으나, 미스트랄 AI가 모델을 학습시키는 컴퓨팅 자원의 원천이 어디인지, 그리고 이를 배포하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의존하고 있는가라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미스트랄 AI의 시리즈 C 공동 투자자 명단을 들여다보면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DST 글로벌(DST Global) 등 실리콘밸리를 주름잡는 미국의 대형 벤처캐피털(VC) 펀드들과 함께 프랑스 국영 투자은행인 비피프랑스(Bpifrance)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4] 이처럼 미 민간 자본과 프랑스 국가 자본이 한 배를 탄 기묘한 동거는 유럽이 부르짖는 소버린 AI 프로젝트가 안고 있는 태생적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글로벌 시장에서 체급을 키우기 위해서는 미 자본의 수혈이 절실하면서도, 정작 인프라 측면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외쳐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결국 비피프랑스의 합류가 기술 주권을 향한 프랑스 정부의 강력한 산업 정책적 신호라면, 미 자본의 대거 참여는 미스트랄 AI가 외치는 소버린 주권의 실체가 다분히 미국색 짙은 주주명부(cap table)라는 냉혹한 현실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미스트랄 AI의 핵심 기술적 근간은 오픈 웨이트(open-weight) 거대언어모델(LLM) 라인업에 있다. 2023년 10월 첫 연구 논문을 통해 공개된 이들의 기초 아키텍처는 철저하게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 코드 생성·수학·추론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자신보다 체급이 두 배에 가까운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두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5]
 
이 중 반도체 노광장비의 거두 ASML이 제시한 사용 시나리오에 가장 정합하는 핵심 제품은 미스트랄 AI의 독자적인 코드 생성 특화 모델인 '코드스트랄(Codestral)'이다. 2024년 첫 출시 이후 2025년 1월 개량 버전을 선보인 코드스트랄은 특히 '중간 채우기(fill-in-the-middle)' 완성 기법에서 뛰어난 최적화 수준을 보여준다. 이 기법은 코드를 하단에 덧붙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작성된 대규모 소스코드 내부의 공백이나 유실된 맥락을 정밀하게 추론해 메운다. 코드를 처음부터 새로 짜기보다 기존 프로덕션 파일의 복잡한 버그를 수정하고 편집하는 엔지니어들의 실제 작업 프로세스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미스트랄 AI가 공시한 자체 벤치마크에 따르면, 최신 '코드스트랄 25.01' 모델은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넘나드는 중간 채우기 테스트에서 무려 95.3%의 'pass@1(첫 번째 추론 시도에서 곧바로 결함 없는 코드를 도출해 낸 비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일반적인 코드 생성 과제에서도 86.6%를 달성하며 동급 매개변수(파라미터) 체급의 경쟁 모델들을 따돌렸다. 다만 이 지표는 미스트랄 AI 측의 자체 검증 데이터이며, 제3자 기관에 의한 독립적인 교차 검증(replication)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다.[6]
 
지식재산권(IP) 유출에 민감하거나 엄격한 규제 환경에 놓인 대기업 고객을 겨냥해, 미스트랄 AI는 폐쇄망(air-gapped) 환경을 포함한 고객사 자체 하드웨어 기반의 독립 배포 옵션을 제공한다. 폐쇄망 배포란 외부 네트워크와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된 격리 서버에서 시스템을 구동함으로써, 운영 과정에서 독점 소스코드나 기밀 데이터가 기업의 보안 경계 외부로 유출될 여지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을 뜻한다.
 
2025년 6월 4일 공개된 특화 플랫폼 '미스트랄 코드(Mistral Code)' 역시 “단 한 줄의 코드도 고객의 엔터프라이즈 보안 경계 내에만 상주한다”는 점을 보장한다. 이에 따라 고객사들은 자사의 민감한 비공개 코드 저장소(레포지토리)를 외부 미스트랄 AI 서버로 전송하는 리스크 없이, 내부 인프라에서 기초 모델을 안전하게 미세조정(파인튜닝) 및 추가 학습시킬 수 있다. 이처럼 규제 강도가 높은 산업군에서의 온프레미스(on-premises, 외부 클라우드를 쓰지 않고 기업이 자체 보유한 내부 서버에 시스템을 직접 설치·운영하는 방식) 배포 대표 사례로는 4,000명의 개발자 환경에 구축한 프랑스 국영철도(SNCF)와, 보안이 필수적인 규제 산업 고객사 프로젝트를 위해 1,500명 규모의 개발진 환경에 시스템을 올린 글로벌 IT 컨설팅사 캡제미니(Capgemini) 등이 있다.[7]
 
그러나 ASML이 공시한 공식 문서상에는 이 같은 온프레미스 배포 역량이 자사의 구체적인 공급사 선정 기준이었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다. 연례보고서가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사실은 ASML의 노광 공정 제어 소프트웨어가 나노미터 단위의 극단적인 정밀도 하에서 작동하며, 단 1,000분의 1도 수준의 미세한 온도 변화조차 최종 웨이퍼 생산 수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술적 스펙뿐이다.[8] 이러한 하이엔드급 하드웨어 요구사항과 미스트랄 AI가 제공하는 독립형 배포 아키텍처 간의 전략적 정합성(alignment)은 논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으나, 이를 ASML의 미스트랄 AI 낙점 사유로 확정 짓는 것은 접근 가능한 자료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비약이다.
 

II. ASML-미스트랄 간의 거래

ASML과 미스트랄 AI는 2025년 9월 9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9] 이번 거래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ASML의 제품 포트폴리오 및 내부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미스트랄 AI의 모델 도입을 타진하는 장기 협력 계약이며, 둘째는 미스트랄 AI의 시리즈 C 투자 유치 라운드에 리드 투자자(lead investor)로 참여하는 직접 지분 투자다. 이 두 가지 트랙은 재무적 자금 집행 차원을 넘어, 미스트랄 AI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시너지를 공고히 한다는 공동의 목적 하에 정교하게 연계되어 있다.
 
정확한 재무 조건은 ASML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 회계연도 연례보고서(Form 20-F) 공시를 통해 확인된다. ASML은 총 13억 220만 유로(€1,302.2 million)를 투자하여, 2025년 말 기준 11.1%의 지분(잠재적 주식 전환이 가능한 물량 포함)을 확보했다. [10] ASML은 피투자사에 대한 지배력은 갖지 못하나 '유의적 영향력(significant influence)'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보유 요건에 따라, 이번 투자를 지분법(equity method)으로 회계 처리한다. 투자 취득 과정에서 인식된 유한 내용연수 무형자산의 가중평균 잔존 내용연수는 11.1년이다.[11]
 
현금흐름표 측면에서 보면, 이번 지분 취득은 ASML의 2025 회계연도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현금유출액(net cash used in investing activities)이 전년 대비 11억 6,850만 유로(€1,168.5 million) 급증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12] 한편 미스트랄 AI의 이번 시리즈 C 총 조달 규모는 17억 유로로, 투자 유치 후 기업가치(post-money valuation)는 직전 라운드 평가액(58억 유로)보다 두 배 이상 뛴 117억 유로로 평가되었다.[13]
 
연례보고서에 나타난 로저 다센(Roger Dassen) CFO의 기술적 협력 근거는 명확하다. 그는 “미스트랄 AI는 소프트웨어 코딩을 지원할 수 있는 고품질의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ASML의 자체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명시했다.[14] 이보다 넓은 차원의 구조적·전략적 명분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없이는 ASML 내부뿐만 아니라 우리 고객들을 위해서도 AI가 가져다줄 이점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점을 인식했다.”[15]
 
실제로 보고서에는 ASML이 추진 중인 5대 AI 응용 분야가 적시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밀리도 미만(sub-millidegree) 수준의 온도 정밀도를 요구하는 웨이퍼 공정 모델링, R&D 시장 출시 시기(time-to-market) 단축, 생산 순서(시퀀싱) 최적화, 예방 정비를 위한 현장 진단, 그리고 재무·인사·법무를 아우르는 경영지원 기능(enabling functions)의 효율성 증대다.[16] 주목할 점은 이 5가지 영역 중 보고서가 미스트랄 AI와의 파트너십 성과로 명확히 귀속시킨 사례는 오직 '소프트웨어 코딩'뿐이라는 사실이다. 나머지 4개 분야는 특정 공급업체명이 누락된 범용 AI 이니셔티브로만 기술되어 있다. 즉, 제출된 공시 문서만으로는 미스트랄 AI의 모델이 해당 사용 시나리오에까지 확장 적용되었는지, 혹은 별도의 제3자 AI 도구가 해당 영역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17]
 
이번 지분 투자의 대가로 로저 다센 CFO가 미스트랄 AI 전략위원회(Strategic Committee)의 위원직을 확보함에 따라, ASML은 미스트랄 AI의 향후 전략적 방향성과 기술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공식적인 자문 통로를 마련했다.[18] ASML 감사회(Supervisory Board) 역시 AI 부문에 특화된 심층 검토를 거쳐 해당 전략을 공식 승인했으며, 2025 회계연도 보고서에 “ASML과 당사 고객 모두에게 상당한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회사의 AI 전략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명문화했다.[19]
 
이러한 기업 내부 동향과 맞물려 정계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파트너십 발표 당일 보도된 로이터(Reuters)의 분석 기사는 유럽연합(EU)의 스테파니 용쿠르탱(Stephanie Yon-Courtin)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거래를 “유럽의 판도를 바꿀 전환점(game-changer)”이라고 평가했다. 역내 최고의 반도체 역량과 최첨단 AI 기술의 결합이 결국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논리다.[20]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토마 레니에(Thomas Regnier) 대변인 또한 “유럽은 독자적인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해야 하며, 기술 주권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언급하여 이러한 제도적 프레임에 무게를 실었다.[21] 두 인물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 거래를 글로벌 지정학적 패권 경쟁 속에서 유럽의 지위를 증명하는 핵심 지표(data point)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III. 멀고도 험한 길

공시 문서와 정책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ASML과 미스트랄과의 연합에는 다섯 가지의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1. 투자자 구성과 소버린 내러티브의 불일치

시리즈 C 공동 투자자 명단을 살펴보면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제너럴 카탈리스트(General Catalyst), DST 글로벌(DST Global) 등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자본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계 자본이 대거 포진해 있다.[22] 프랑스 국영 투자은행인 비피프랑스(Bpifrance)가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으나, 실질적으로 미국계 자본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지분 소유 구조(cap table)의 생태계 속에서는 소수 지분을 가진 하나의 목소리에 불과하다. 결국 지분 소유권을 기반으로 국산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소버린 내러티브’와, 미국 자본에 크게 의존하는 ‘실제 자본 구조’ 사이의 간극은 소버린 AI의 가치가 자본 구조의 독립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 발표 시점 기준 미검증된 실질적 편익

로이터(Reuters)의 분석 기사는 “양사가 'AI를 통해 미래의 엔지니어링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청사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석가들은 ASML과 미스트랄 간 결합이 가져올 실질적인 이점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명시했다.[23] ASML의 자체 감사회(Supervisory Board) 보고서 역시 이번 투자가 이미 완성된 기술 통합 로드맵에 기반했다기보다, 이사회 내부에서 AI의 전략적 중요성이 급부상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가 단행되었음을 확인해 준다.[24]

 

3. 인프라 의존성 문제의 원천적 미해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액션 플랜(Action Plan)은 현재 EU가 “역외 지역에 구축되고 그들에 의해 통제되는 디지털 인프라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구조적 취약성을 인정한다.[25] 실제로 미스트랄 AI는 유럽 외부의 하드웨어 및 컴퓨팅 자원을 빌려 모델을 학습시키는 실정이다. 한편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는 미스트랄 AI를 비롯한 유럽의 테크 기업들이 의존하고 있는 미국 및 아시아계 빅테크의 클라우드 인프라용 칩을 제조하는 데 투입된다. 결과적으로 ASML의 장비로 만든 칩이 미국·아시아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동하고, 이 인프라를 다시 유럽의 미스트랄 AI가 빌려 쓰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정책 문서조차 자인하고 있는 이러한 고질적인 '순환적 의존성'은 양사 간의 이번 지분 거래나 단기적인 파트너십 구축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다.
 

4. AI 법안(AI Act) 준수 부담

액션 플랜 문서 자체도 인정하듯, 신설된 AI 법안에 따른 규제 준수 부담은 규모가 작은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무겁게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26] 실제로 본 법안의 핵심인 일반 적용 규정(General application provisions)은 ASML과 미스트랄 AI 간의 거래가 마감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2026년 8월 2일을 기해 공식 발효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핵심 문제는 미스트랄 AI가 개발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이 다양한 분야에 두루 쓰이는 '범용 AI(GPAI)'라는 점이다. 법안이 본격화되면 미스트랄 AI는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저작권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는 일차적인 의무를 지게 된다. 더 큰 잠재적 리스크는 위험 분류 체계(Risk framework)의 불확실성에 있다. 만약 미스트랄 AI의 모델이 ASML의 반도체 공정 제어처럼 오작동 시 첨단 산업 인프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의 핵심 엔진으로 탑재될 경우, 법적으로 '고위험(High-Risk) AI'군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고위험군 지정은 사전 적합성 평가와 상시 위험 관리 시스템 구축 등 스타트업의 자금력과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규제 준수 비용을 발생시킨다.
 
결국 미스트랄 AI의 모델들이 이 엄격한 규제 망 위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위험 등급으로 판정되어 어느 정도의 규제 압박을 받을지라는 문제는, 이번 파트너십 계약서나 정부의 행동 계획 그 어디에서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과제로 남아 있다.
 

5. 독립은 선언했으나...

미스트랄 AI는 스스로를 “프랑스에 본사를 둔 독립 기업”이라 표방하며 기술 주권의 상징을 자처한다.[27] 그러나 이들의 핵심 자산인 코드 생성 특화 모델 '코드스트랄(Codestral)'의 주류 공급 채널을 들여다보면 구글 클라우드 버텍스 AI(Google Cloud Vertex AI),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AI 파운드리(Microsoft Azure AI Foundry),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 등 미국계 빅테크 플랫폼이 장악하고 있다.[28] 이는 EU의 'AI 대륙 행동 계획(AI Continent Action Plan)'이 "유럽이 역외 지역에 구축되고 통제되는 인프라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할 때 정조준했던 바로 그 미국 주도의 클라우드 인프라 범주에 정확히 부합한다.[29]
 
물론 미스트랄 AI는 외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자체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는 기업 고객을 위해 온프레미스(자체 설비 구축) 및 폐쇄망(Air-gapped) 배포 옵션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들이 취하고 있는 표준 상업적 배포 경로의 주류는 결국 EU 자체 정책 문서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종속성으로 규정한 미국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의 생태계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처럼 선언된 기술 주권과 현재 발을 딛고 있는 물리적 인프라 사이의 간극이 유럽 소버린 AI의 향방을 가를 핵심 과제다.


BIBLIOGRAPHY

 
ASML Holding NV. 2025. “ASML, Mistral AI Enter Strategic Partnership.” Press release. Veldhoven: ASML Holding NV, 9 September 2025. Fetch-verified. https://www.asml.com/en/news/press-releases/2025/asml-mistral-ai-enter-strategic-partnership.
ASML Holding NV. 2026.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for the Fiscal Year Ended December 31, 2025. Filed 25 February 2026. Washington, D.C.: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EDGAR. User-supplied PDF.
European Commission. 2025. AI Continent Action Plan. COM(2025) 165 final. Brussels, 9 April 2025. User-supplied PDF. Cited for structural tensions context; primary coverage in Part I.
Jiang, Albert Q., Alexandre Sablayrolles, Arthur Mensch, Guillaume Lample, Timothée Lacroix, et al. 2023. “Mistral 7B.” arXiv:2310.06825 [cs.CL], 10 October 2023. Non-peer-reviewed preprint; authors employed by Mistral AI. Fetch-verified. https://doi.org/10.48550/arXiv.2310.06825.
Mistral AI. 2025. “Codestral 25.01.” mistral.ai, 13 January 2025. Fetch-verified. Benchmark results are self-reported. https://mistral.ai/news/codestral-2501.
Mistral AI. 2025. “Introducing Mistral Code.” mistral.ai, 4 June 2025. Fetch-verified. https://mistral.ai/news/mistral-code.
Mukherjee, Supantha, and Foo Yun Chee. 2025. “Analysis — ASML-Mistral AI Deal Boosts Europe Tech Hopes as Trump Rivalry Heats Up.” Reuters, 9 September 2025. Fetch-verified via Yahoo Tech. https://tech.yahoo.com/ai/articles/analysis-asml-mistral-ai-deal-113026257.html.
 

NOTES

[1]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filed 25 February 2026 (Washington, D.C.: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EDGAR), Definitions section. User-supplied PDF.

[2]Albert Q. Jiang, Alexandre Sablayrolles, Arthur Mensch, Guillaume Lample, Timothée Lacroix et al., “Mistral 7B,” arXiv:2310.06825 [cs.CL], 10 October 2023. Fetch-verified. https://doi.org/10.48550/arXiv.2310.06825. Benchmark figures are self-reported; authors are employed by Mistral AI.

[3]ASML Holding NV and Mistral AI, “ASML, Mistral AI Enter Strategic Partnership,” press release, 9 September 2025. Fetch-verified. https://www.asml.com/en/news/press-releases/2025/asml-mistral-ai-enter-strategic-partnership.

[4]Supantha Mukherjee and Foo Yun Chee, “Analysis — ASML-Mistral AI Deal Boosts Europe Tech Hopes as Trump Rivalry Heats Up,” Reuters, 9 September 2025. Fetch-verified. https://tech.yahoo.com/ai/articles/analysis-asml-mistral-ai-deal-113026257.html.

[5]Jiang et al., “Mistral 7B.” The paper reports that the model outperforms Llama 2 13B across all benchmarks and Llama 1 34B in reasoning, mathematics, and code generation.

[6]Mistral AI, “Codestral 25.01,” mistral.ai, 13 January 2025. Fetch-verified. Benchmark results are self-reported. https://mistral.ai/news/codestral-2501.

[7]Mistral AI, “Introducing Mistral Code,” mistral.ai, 4 June 2025. Fetch-verified. https://mistral.ai/news/mistral-code.

[8]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Financial Performance section, “In Conversation with Roger Dassen,” pp.52–53.

[9]ASML Holding NV and Mistral AI, “ASML, Mistral AI Enter Strategic Partnership.”

[10]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Notes to 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s, equity method investments table.

[11]Ibid.

[12]Ibid., Financial Performance section.

[13]Mukherjee and Yun Chee, “Analysis — ASML-Mistral AI Deal.”

[14]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In Conversation with Roger Dassen,” Financial Performance section.

[15]Ibid.

[16]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Financial Performance section, “In Conversation with Roger Dassen,” pp.52–53. Five AI use cases described: wafer process modeling, R&D time-to-market reduction, production sequencing, field diagnostics, and enabling functions.

[17]Ibid.

[18]ASML Holding NV and Mistral AI, “ASML, Mistral AI Enter Strategic Partnership”; 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Board of Management biographies.

[19]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Supervisory Board report, “Spotlight: Artificial Intelligence (AI).”

[20]Mukherjee and Yun Chee, “Analysis — ASML-Mistral AI Deal.”

[21]Ibid.

[22]ASML Holding NV and Mistral AI, “ASML, Mistral AI Enter Strategic Partnership.”

[23]Mukherjee and Yun Chee, “Analysis — ASML-Mistral AI Deal.”

[24]ASML Holding NV, Annual Report 2025 on Form 20-F, Supervisory Board report.

[25]European Commission, AI Continent Action Plan, COM(2025) 165 final (Brussels, 9 April 2025), 9.

[26]Ibid., 21.

[27]ASML Holding NV and Mistral AI, “ASML, Mistral AI Enter Strategic Partnership.”

[28]Mistral AI, “Codestral 25.01.” The model is available on Google Cloud Vertex AI, Microsoft Azure AI Foundry (private preview), and Amazon Bedrock.

[29]European Commission, AI Continent Action Plan,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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