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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관리] 응애 습격, 그리고 장마

by pragma 2026. 7. 5.

베란다에 진돗개 하나 발령. 응애 창궐이다.

 

식집사라면 이름만 들어도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리는 해충들이 있다. 진딧물, 깍지벌레, 총채벌레, 그리고 응.애.

하필이면 최종보스급 해충에게 제대로 걸렸다. 몇 년 동안 식물을 키우지 못하다 이제 마음을 다잡고 시작해 보려 했더니 수난도 이런 수난이 없다.

 

카네이션, 페퍼민트, 잉글리쉬 라벤더가 당했다. 바질도 흡즙성 벌레에게 빨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이파리가 원래는 매끈해야 정상이지만 벌레에게 당하면 찌그러진다) 응애가 왔을 가능성이 있다. 아이고 맙소사. 

 

내가 어리석었다. 카네이션 줄기에 허여멀건한 점박이 무늬가 생긴 것을 보고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민트에 작고 하얀 점(흰가루병과는 확실히 다른)이 찍혔을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어쩐지 라벤더 이파리가 특유의 회녹색을 잃고 누리끼리해지며 눈에 띄게 성장세가 정체되나 했다.

 

이 무자비한 해충 앞에서는 단호해질 수 밖에 없다. 문제가 되는 가지를 시원하게 밀어버리는 것. 

민트는 밑동만 남겼고 라벤더는 생각보다 피해가 커(모든 잎이 다 당했다) 화분에 같이 심겨 있던 두 개의 삽수 중 하나는 폐기했다 (지난 글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한 나무가 아니라 두 개 합식이다. 나는 합식을 안 하는 편이지만 포트묘에서 저렇게 컸으니 어쩌나.).

카네이션은 물샤워&격리 후 지켜보기로 결정.

희한하게도 근처에 있던 제라늄과 오렌지자스민은 안 당했다.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여.

 

결국 베란다는 격리구역이 되었다. 응애의 추가 번식이 멈췄음을 확인하기 전까지 앞으로 한두 달간 절대 식물을 들일 생각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렌지자스민은 거실로 피난시켰다. 이놈까지 죽일 수는 없다.

제라늄은 별 데미지가 없는 듯해 그냥 놔두기로 했다.

 

어쨌든 장마까지 겹친 김에 내가 과습 방지로 배합한 흙(기본 마사 5대 상토 5, 허브의 경우 마사 비율은 더 높다)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시험할 때가 왔다. 제발 잘 버텨다오 얘들아.

 

c.f. 나는 식물 키워서 내다 파는 사람이 아니기에 농약 칠 생각은 없다. 노지라면 응애의 천적이 알아서 정리해 주겠지만...어차피 응애는 내성이 강한 동물이라 약이 들을지도 장담 못 한다.

c.c.f. 투자하면서 멘탈 관리하려 식물 키우는 건데 본말이 전도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