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한 달 만에 이 정도 상승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코스피와 나스닥이 나란히 20% 이상 반등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과 맞물린 이번 상승장에서 내 계좌도 국장 50%, 미장 3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달의 적자를 모두 메꾸고도 한참을 더 올라갔다. 현재 장기 투자 중인 10개 종목 중 7개가 수익률 50%를 넘겼고, 그중 3개는 100%를 돌파했다. 이제는 계좌에 조정이 와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심리적, 물리적 체력이 붙었다.
누군가는 여기서 털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단호히 거부한다. 반도체와 AI 모멘텀은 이제 막 본궤도에 올랐을 뿐이다.
전쟁 이전 투심으로 복귀한 것도 있지만, 주인장은 5월달 나스닥도 이 흐름을 이어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코스피는 조금 쉬어 갈 수 있더라도). 왜냐, 4월 말 발표된 빅테크들의 1분기 성적표가 "AI는 이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숫자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 연결 고리는 바로 클라우드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굴리려면 GPU가 많이 필요한데, 이정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웬만한 자금력으로 안 된다. 따라서 빅테크들이 미리 지어놓은 데이터센터(클라우드)의 연산력을 빌리는 수밖에.
1. 구글(Alphabet): 클라우드 200억 달러 시대의 개막
구글은 이번 분기 매출 1,099억 달러(YoY +22%)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박살 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63%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검색 광고의 견고함 위에 클라우드라는 강력한 수익 엔진이 장착된 셈이다. AI 모델 '제미나이'가 구글 생태계 전반에 스며들며 실질적인 현금을 창출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2. 마이크로소프트(MSFT): 40% 성장한 Azure의 저력
MS의 1분기 매출은 777억 달러(YoY +18%)에 달했다. 특히 Azure를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40%나 성장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로 AI 서버를 빌려 쓰려는 기업들이 줄을 서 있다. 수주 잔고(Backlog)만 3,920억 달러에 달하니, 향후 몇 년간의 먹거리는 이미 예약된 셈이다.
3. 아마존(AMZN): 15개 분기 만에 최대 성장률, AWS의 귀환
아마존은 매출 1,8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유통 공룡'을 넘어 'AI 인프라 강자'임을 재확인했다. AWS(아마존웹서비스) 매출이 376억 달러로 28% 성장했는데, 이는 최근 4년 내 가장 빠른 속도다. 특히 자체 개발한 AI 칩 사업이 연 매출 2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마진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4. 메타(Meta): 투자는 계속된다, CapEx의 충격
메타는 매출 563억 달러(YoY +33%)로 실적 자체는 훌륭했지만, 시장은 이들의 자본지출(CapEx) 가이드라인 상향(최대 1,450억 달러)에 움찔했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의지는 확고하다.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가 없는 메타로서는 AI 패권을 쥐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달 시장의 효자종목:
반도체 섹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력은 이제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지만, 이번 달 진정한 주인공은 후공정(OSAT) 세계 1위인 ASE였다. 결국 HBM과 GPU 수요가 아무리 넘쳐나도 첨단 패키징(LEAP) 없이는 최종 출하가 불가능하다는 병목 현상을 시장이 뒤늦게 알아챈 모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20여 주를 시험 삼아 넣어두었는데 이게 두 배 가까이 오를 줄은 몰랐다. 다만 현재 원화가 워낙 약세라 지금 불타기를 시도했다가는 나중에 환차손만 볼 것 같아 섣부른 액션 대신 보유 물량을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차전지 분야에서는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수요 급증이 눈에 띈다. 아마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유와 가스 수급 문제가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덕분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LNG 가격이 140% 이상 폭등하면서 에너지를 미리 저장해두려는 수요가 폭발했다. 전쟁이라는 비극이 역설적으로 우리 배터리 기업들에게는 ESS라는 거대한 기회의 창을 열어준 셈이다.
전력 설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인공지능도 결국 열역학 제1, 2법칙이라는 물리적 절대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을 많이 하려면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야 한다는 1법칙과, 그 과정에서 반드시 열이 발생해 인프라 부하가 커진다는 2법칙은 AI 투자의 핵심 이정표가 된다. 이제 슬슬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공급망이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편적으로, 미국의 넥스테라 에너지만 수주 잔고가 30기가와트에 달하는데, 이는 원전 20기 분량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물리 법칙이 예견하는 인프라 부족 사태가 내 계좌에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글은 정말 고맙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이 1,099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는데, 검색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했고 무엇보다 클라우드 사업이 수익성 궤도에 확실히 올라탔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사실은 AI가 단순히 연산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색을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거듭난 구글의 행보가 내 포트폴리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망할 자식들: 인내심과 밸류에이션의 시험대
아이렌(IREN): 5개월의 인내, 껍데기가 아닌 인프라의 가치
벌써 5개월째 지루한 인내심 테스트가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인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77,000개의 GPU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그 실체를 증명했다. 텍사스 스위트워터 데이터센터의 1.4GW 규모 전력 가동이 시작됐다는 점은 이 기업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변전소와 전력망이라는 '물리적 실체'를 쥐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시장이 이 가치를 온전히 반영할 때까지 버티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
팔란티어(PLTR): 공매도와 밸류에이션의 싸움, 숫자로 답할 차례
여전히 밸류에이션을 빌미로 공매도 세력들의 공격이 거세다. 하지만 무질서한 데이터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팔란티어의 AIP(AI 플랫폼)는 한 번 써본 곳은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하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녔다. 곧 있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EPS) 성장이 확인된다면, 현재의 높은 PER을 정당화하거나 수치를 확 낮추며 공매도 세력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것이다. 데이터의 질서가 곧 계좌의 질서로 이어지길 고대한다.
미래에셋증권: 개미는 돌아왔는데 주가는 왜 이 모양인가
개미들이 돈을 싸 들고 주식시장으로 복귀하는 분위기 속에서, 업계 1위 탈환을 노리는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참으로 야속하다. MTS(M-STOCK) 이용자 수 1위를 수개월째 유지하며 삼성증권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용돈 좀 굴려보려다 제대로 데였지만, 결국 거래대금 급증과 1분기 호실적 지표가 주가에 반영되는 '상식적인 시장'이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끝으로 우리 조선땅의 기레기들은 삼성전자 노조가 주가를 떨어뜨린다며 저주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기자라면 파업의 이면에 숨겨진 근본적인 원인을 취재해야 하거늘, 그저 본인들의 희망 사항을 기사로 읊어대는 꼴이 괘씸하기 짝이 없다. 주주로서 냉정하게 한마디 하자면, 이번 파업은 전혀 '노 프라블럼'이다.
시장은 이미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보았다. 하이닉스는 일찌감치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떼어주겠다고 약속하며 성과급 상한제까지 폐지했다. 영업이익률 72%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찍는 만큼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하겠다는 깔끔한 합의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어떤가? 업계 1위에 걸맞은 대우를 하겠다고 큰소리치더니, 현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기본급 6% 인상이라는 쪼잔한 숫자를 내밀며 노사 갈등을 키웠다. 성과급 산정 기준인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불투명성 문제도 여전하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고액의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 배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엄연한 법칙이다. 인재들이 그만큼의 가치를 창출했다면, 그 과실을 나누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다. 인재들이 경쟁사나 외국으로 도망간다면 그거야말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도의 신호다. 배가 아프다면 노동자들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주식이라도 사서 그 성장의 열매를 함께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 자본주의자의 자세 아니겠나. 주가는 노조가 아니라 경영진의 결단과 기술적 우위가 결정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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